창작

코끼리와 참새는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바이오닉크로니클 2025. 6. 11. 04:42

 

어느 숲 속 마을에 예의바른 코끼리가 살고 있었어요
다른 코끼리들과 달리 코로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만드는 게 그의 소박한 취미였어요
친구 코끼리는 숲에서 나무도 뽑고, 돌도 부수며 기운차게 놀 때, 늘 집에서 그림만 그리는 코끼리를 보고 엄마 코끼리가 말했어요
요시요시 이이죠상다~

코끼리들은 그림이 뭔지 몰라서 그의 그림을 비웃었어요
넌 왜 자꾸 벽을 더럽히고만 있니?
예의바른 코끼리는 대답했죠
난 벽을 더럽히는 게 아니야. 아름답게 장식하는 거야

그러던 어느 날, 친구 코끼리가 힘자랑으로 가장 큰 나무를 뽑았을 때 그곳에서 참새 한 마리가 바닥에 떨어졌어요
친구 코끼리는 참새에게 물어봤어요
넌 왜 여기에 있니?
참새가 여긴 나의 집이야라고 답하자
아니, 여긴 내 집인걸
코끼리는 화를 내며 참새를 밟으려고 했어요

그때 예의바른 코끼리가 나타나 아주 성을 내며 친구 코끼리에 말했어요

너 당.장.멈.춰
그 참새는 내 친구야
다치게 하지 마

그러자 친구 코끼리는
친구였어? 미리 말하지 그랬어~
라며 집으로 돌아갔어요

그날부터 예의바른 코끼리와
명랑한 참새는 친구가 되었어요

참새는 밝고 가는 목소리로
하늘 위에서 본 숲의 모습에 대해 코끼리에게 알려줬어요

코끼리는 새롭게 알게 된 숲의 전망에 가슴이 뛰어
밥도 먹지 않고 계속 그림을 그렸어요

어느 날,
사악한 표범 무리가 숲에 들어왔어요

여긴 이제 우리 땅이야!

낮에는 덩치 큰 코끼리들에 밀려 덤비지 못했지만
비겁한 표범들은 어두운 밤에 덩치가 작은 코끼리부터 하나씩 공격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어느덧 친구 코끼리도 발을 다친 채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언제나 예의바른 코끼리였지만, 더는 표범들의 행패를 방치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림을 그리던 붓도 집어던지고, 낮에 표범의 쉼터로 쳐들어갔죠
그러나 표범들은 어둠 속에 숨은 채였죠

예의바른 코끼리는 그대로 표범을 기다렸어요
야심한 시각이 되자 표범들은 예의바른 코끼리를 공격하기 시작했어요

예의바른 코끼리는 힘껏 싸웠지만 어두운 밤 속에서 눈이 보이지 않아 표범에게 당하고 말았어요
화난 참새도 표범과 맞서 싸웠지만 몸집 차이가 있어 상대가 되지 않았고 그만 날개를 다치고 말았죠

바닥에 쓰러진 코끼리는 신음하며 괴로워했어요
참새도 눈물을 흘리며 말을 걸었어요

예의바른 코끼리야 아프지 말아라
조금 지나면 전부 낫고 나쁜 표범도 무찌를 수 있을 거야

낮이 되었지만 코끼리는 앞이 보이지 않았어요
참새가 시간이 지나도 해가 뜨지 않는구나
어떻게 된 걸까?

참새는 울면서 말했어요
태양이 안 보여 없어졌나봐
대신 내가 밤눈이 밝으니 널 안내해줄게

참새는 코끼리 머리 위에 앉아 길을 알려줬어요
코끼리는 날개를 다친 참새에 맛있는 열매를 따서 주었어요
코끼리는 앞이 안 보였지만 참새의 안내를 따라 다시 그림도 그릴 수 있었어요

예의바른 코끼리가 다친 걸 안 친구 코끼리들은 잔뜩 화가 나서
표범의 쉼터를 찾아가 모든 걸 망가뜨리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참새의 친구들과 같이 밤에도 참새가 길을 알려주며
표범과 싸워 표범을 모두 없애버렸어요

숲에는 코끼리와 참새는 아주 오랜 친구로 지내고 있어요
그리고 코끼리와 참새가 행복하게 놀고 있는 그림이 아주 많이 그려져 있어요

그 그림을 보고 코끼리와 참새들은
숲의 평화를 지킨 위대한 영웅으로 칭송해요

예의바른 코끼리와 명랑한 참새도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아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